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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샘물>


Written by Younghee Kim



달님이 자신의 집에서 모든 동물과 나무들의 하루를 내려다볼 수 있을 만큼 아담하고 오손도손한 숲이 있었어요.


그 숲에는 매일 달님을 올려다보며 자기 안에 달님을 담고 싶어서 수면이 흔들리지 않도록 자꾸만 고요해지려 애쓰는 작은 샘물이 있었지요.


그런 작은 샘물이 사랑스러워서 달님은 매일 밤마다 다이아몬드 같은 달빛을 끝없이 부어 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여름, 장마가 길어지고 매일 같이 비가 쏟아져서 달님의 밝은 눈 앞마저 흐려져 작은 샘물이 보이지 않게 되었어요.


혹시나 흙더미가 흘러내려 샘물이 파묻힌 게 아닐까 몹시도 걱정이 된 달님은 매일 부어주던 달빛 조각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던져 샘물 안으로 풍덩 뛰어들고 말았어요.


캄캄하고 추울 줄만 알았던 샘물 안에서 두려움에 질끈 감은 달님의 눈 앞에 무언가 뜨겁고 찬란한 빛들이 달려들었어요.


상상하지 못한 열기에 조심스럽게 눈을 뜬 달님은 별보다 휘황하게 자신을 둘러싼 빛의 무리에 당황하고 말았어요.


작은 샘물이 걱정스러워서 무작정 하늘 위 집을 버리고 샘물로 뛰어든 달님을 황홀하게 안아준 건, 달님이 그동안 샘물에게 한없이 부어주었던 무수한 달빛 조각들이었어요.


그렇게 만나게 된 달님과 샘물은 조금의 빈틈도 없이 둘이서 하나로 겹쳐져 서로를 꽉 채웠어요.


어떻게 그 거대한 달님이 작은 샘물에게 담겼는지, 어떻게 그 작은 샘물이 거대한 달님을 가득 채워 안았는지, 아무도 그 신비를 풀 순 없었지만, 그 밤 내내 달님은 어느 숲 작은 샘물에 담겨 자전도 공전도 잊은 채 사랑스러운 샘물과 꿈을 꿨어요.


그 꿈 속에서 달님은 하늘의 샘물이 되고, 샘물은 땅의 달님이 되었지요.


달님의 달빛과 샘물의 물방울들은 어느새 같아진 빛깔과 온도 때문에 서로를 구분하지 못한 채 밤새 생명의 춤을 추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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