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maline, Opal, Roman glass, Ammolite, Lapis Lazuli, Kyanite, Rainbow stone, Labradorite & Silver.

<영혼 혹은 심장을 채집한 목걸이>


Written by Younghee Kim


옛날 어느 왕국에 피오리몬드 공주가 살고 있었어요.

그녀는 너무나 눈부시게 아름다워 거의 모든 왕국의 왕자들이 청혼하러 몰려들었답니다.

그래서 그녀가 오만해진 걸까요?

아니면 그녀는 원래 오만한 사람이었던 걸까요?

그녀의 오만함은 심장을 차갑게 만들었고 차가워진 심장은 사악한 생각들을 만들어냈어요.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걸하는 저 남자들은 모조리 바보 같아.

하지만 뜨거워진 심장 때문에 눈부시게 타오르는 저 영혼의 불꽃은 정말 아름답구나.

저 불꽃을 갖고 싶어.”

 

사랑에 빠진 어느 왕자의 영혼은 재물로 바쳐진 어린 양의 핏빛처럼 붉은 루비 같았고, 사랑에 빠진 어느 왕자의 영혼은 차가운 빙하를 품은 바다처럼 시퍼런 라피스 같았으며, 사랑에 빠진 어느 왕자의 영혼은 불길한 밤의 피부처럼 검은 오닉스 같았어요.

 

그녀를 너무도 간절히 갈망하던 왕자들은

그녀의 거짓된 눈빛에도 그녀의 불성실한 고백에도

자신의 소중한 영혼을 기꺼이 바치겠노라 맹세해버리기에 이르렀어요.

 

왕자들이 영혼을 바쳐 사랑하겠노라고 맹세하는 순간 그들의 영혼은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 속으로 속절없이 빨려 들어가고 말았어요. 밤의 대기 속에 자유롭게 점멸하던 반딧불이가 유리병에 갇힌 것처럼, 왕자들의 영혼은 각자의 몸을 떠나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 보석 한 알 한 알을 아름다운 빛으로 가득 채웠어요. 검고 차디찬 블랙홀에 별들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그 장면은 너무나 두렵고 잔인한 장면이었답니다.

 

밤의 대기 속에 자유롭게 점멸하던 반딧불이가 유리병에 갇힌 것처럼

왕자들의 영혼은 각자의 몸을 떠나 공주의 목걸이 보석 한 알 한 알을

아름다운 빛으로 가득 채웠어요.

 

이토록 특별한 영혼의 보석으로 완성된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는

더욱더 공주를 아름답게 만들었고 점점 더 많은 왕국의 왕자들이 공주에게 청혼하러 오게 만들었어요.

 

피오리몬드 공주의 방에 있는 거울 저 너머에는

피오리몬드 공주와 똑같이 생겼으나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른 로자몬드 공주가 살고 있었어요.

두 공주들은 거울 앞에 마주섰을 때만 똑같은 표정과 행동을 했을 뿐

그 외의 시간들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거울 안과 밖, 두 개의 세상은

어느 쪽이 안이고 어느 쪽이 밖인지

어느 쪽이 진짜이고 어느 쪽이 가짜인지

어느 쪽이 실상(實像)이고

어느 쪽이 허상(虛像)인지

서로 알지 못한 채

평행하게 각자 펼쳐져 있었어요.

 

로자몬드 공주는 그녀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고

누구와도 같지 않은 그녀만의 생각도 갖고 있었어요.

그런 그녀에게 매력을 느낀 새와 바람과 사람들의 입에서 말과 노래가

여러 왕국의 왕자들에게 전해졌고,

특별한 아름다움과 유일무이한 생각을 가진 여인을 꿈꾸던 왕자들을 끌어당겼지요.

 

멀고 험난한 길을 모험을 마다 않고 찾아와주고 열띤 몸짓으로 대화를 청하며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왕자들이

로자몬드 공주는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스러웠어요.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하는 저 왕자들은 모두들 너무나 훌륭해 보여.

뜨거워진 심장 때문에 눈부시게 타오르는 저분들의 눈빛은 하나하나 참으로 진실하구나.

심장이 이상해져. 평생 받을 생일 선물을 한꺼번에 받은 것 같은 기분이야."

 

로자몬드 공주를 너무도 간절히 갈망하던 왕자들은

그녀의 진실한 눈빛에 그녀의 감사를 담은 목소리에

자신의 소중한 영혼을 기꺼이 바치겠노라 맹세해버리기에 이르렀어요.

 

왕자들이 영혼을 바쳐 사랑하겠노라고 맹세하는 순간,

로자몬드 공주의 심장 깊은 곳에서 눈부신 빛이 휘몰아치더니

신성(新星)이 탄생하듯 아름다운 빛들이 하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어요.

 

어떤 빛은 갓 피어난 장미처럼 붉은 가넷 같았고, 어떤 빛은 오로라를 품은 듯한 푸른 오팔 같았으며, 어떤 빛은 비너스의 머리카락이 담긴 듯한 황금색 침수정 같았어요.

 

그 각양각색의 찬란한 빛들은 로자몬드 공주가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 속으로 기꺼이 빨려 들어갔어요.

블랙홀에 별들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그 장면은 참으로 장관이었어요.

경이롭게 지켜보던 왕자들에게도 자신을 둘러싼 별무리에 어리둥절해진 공주에게도

그 모습은 황홀한 광경이었어요.

 

어두운 우주 공간을 외롭게 비행하던 별들이 비로소 서로 만나 오색찬란한 은하수를 이룬 것처럼, 왕자들의 사랑을 받아 로자몬드 공주의 심장에서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감정들은 각자의 신비스런 빛으로 공주의 목걸이 보석 한 알 한 알을 눈부시게 가득 채웠어요.

 

이토록 특별한 영혼의 보석으로 완성된 로자몬드 공주의 목걸이는

더욱더 공주를 특별하게 만들었고 점점 더 많은 왕국의 왕자들이

공주에게 청혼하러 오게 만들었어요.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 무거워졌어요.

목걸이에 갇힌 왕자들의 영혼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운 빛을 잃고

점점 더 어둡고 무겁게 가라앉았거든요.

아름다워 보일 욕심에 한순간도 목걸이를 벗어놓지 못하던 피오리몬드 공주는

그 어둡고 무거운 빛에 눌려 점점 더 늙고 추해져갔어요.

 

어느 날 거울 앞에 섰을 때 너무나 늙고 추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피오리몬드 공주는

찢어질듯 비명을 질러댔고, 그 날카로운 소리에 작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 공주의 목걸이 보석들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버렸답니다.

 

피오리몬드 공주는 망망한 허공에 두 팔을 허우적대며 왕자들의 영혼을 다시 붙잡아보려고 발버둥쳤어요. 자유를 얻게 된 왕자들의 영혼은 바로 날아가지 못하고 안타까운 듯 한참동안 공주 곁을 맴돌았어요.

 

하나둘 왕자들의 영혼은 날아가버리기 시작했고

잠시 뒤 마지막 왕자의 아름다운 빛까지 아스라이 사라져버리자,

피오리몬드 공주의 주변에는 칠흑 같은 암흑만이 내려앉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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