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is Lazuli, Apatite, Romanglass, Opal & Silver

<우리는 모두 다른 깃털을 가졌다>


Written by Younghee Kim


어느 숲에 여러 종족의 새들이

각기 자신들의 깃털과 노랫소리를 자랑하며

어울려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검은 새의 종족에

유난히 파란색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가 있었대요.

또 붉은 새의 종족에

유난히 노란색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가 있었대요.

그리고 또 초록색 새의 종족에

유난히 주황색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가 있었고요.

제 각각 그 유난한 깃털을 가진 새들은

자기 종족의 대열에 낄 수가 없었대요.

게다가 그 어느 다른 종족을 기웃거려봐도

비슷하기만 할 뿐

똑같을 순 없었답니다.

 

그렇게 외롭고 쓸쓸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그 유난한 새들 중에서도

가장 유난한 새 한마리가

그들 앞으로 나섰대요.

그 새는 에메랄드 빛 몸통에

머리와 꼬리엔 노란색 깃털이

등에는 주황색 깃털이 화려한

정말 유난히 특별한 새였대요.

유난한 중에도 더 특별히 유난했으니

그 새의 외로움 또한 유난히 깊었답니다.

 

"얘들아! 여기서 해가 뜨는 쪽으로

멀리멀리 날아가다 보면

세상 모든 색이 섞여서 보석처럼 빛나는

생명의 호수가 있대.

석양이 호수를 붉게 물들일 때

그 호수에 몸을 담그면

원래 우리 종족의 깃털 빛깔로

돌아갈 수 있대.

우리 그 호수로 날아가서 몸을 담그고

원래의 우리 깃털을 되찾자."

 

새들은 처음엔 머뭇거리고 망설였으나

에메랄드빛 깃털을 가진

그 새의 열띤 날갯짓에 취해

어느 새 함께 날아올라

호수로 향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미풍을 가볍게 희롱하기도 하고

지치면 구름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강풍에 몸이 부서져버릴 것 같기도 하다가

격랑과도 같은 대기 속에

왜 날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만큼

부대끼기도 하고

떠나온 숲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멈추어서

제 자리를 맴돌기도 했답니다.

몇 마리는 더 이상의 비행을 포기하고

가장 가까운 숲으로 가서 정착하기도 했고

안타깝지만 두서너 마리는

생명의 호수의 황홀한 오로라를 그리며

가녀린 숨을 거두기도 했답니다.

 

친구들을 이끌고 길을 나선

에메랄드빛 깃털의 새는

지친 친구들의 맨 앞에서

앞장서서 날고 또 날다가

어느 날 드디어…

태양이 붉디붉은 빛깔로

하늘을 물들일 무렵에

저 멀리 땅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빛을 뿜어내고 있는

호수를 발견했대요.

 

제일 먼저 호수에 도착한 에메랄드빛 깃털의 새는, 원래 자기 종족의 깃털 색을 되찾기 위해 생명의 호수에 몸을 담그려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아름다운 호수 물빛이 그대로 투영된 자신의 몸이, 그 어떤 이질감도 없이 호수의 물빛과 한 몸이 되어 은하수가 되고 별빛이 되는 걸 보았으니까요.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원래는 자신의 종족의 깃털색인 검은색, 노란색, 초록색을 찾으려고 목숨을 걸고 도착한 생명의 호수에서 몸을 담그기도 전에, 그 아름다운 호수 물빛이 바로 자신의 깃털과 같은 빛깔임을 목격했고, 몸을 담그자마자 친구들의 다양한 빛깔들과 녹아들어 생명의 호수와 하나가 되어버린 자기 자신들을 깨달았답니다.

 

그들은 더 이상

검은 새의 종족,

노란 새의 종족,

초록 새의 종족이 아닌

그저 아름다운 하나의 존재였답니다.

그들은 이제 결코 자기 종족의 깃털 색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이 타고난 그 특별한 자신만의 깃털 색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색깔이 이상하거나 유난한 것이 아니라 유일한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호수란 다른 것이 아닌 하늘과 석양과 바람과 아름다운 새들의 영혼이 뒤섞여 투영된 평범한 물웅덩이였음을, 그들 스스로 아름답고 사랑스럽기로 결정한 그 유난한 깃털의 새들은 오랜 여정의 보상으로 깨닫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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